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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본 5억짜리 람보르기니 사고


    written by lawpeace
    2014-11-16 19:01:18

    안녕하세요, 정현해 변호사입니다.

    몇년전 일어난 람보르기니 탁송 중 벌어진 사고 다들 아실 겁니다.
    자동차 대물사고로 이렇게 액수가 큰 사건도 드물뿐더러 앞으로도 비슷한 유형의 사고 발생시 본 건의 소송 결과가 참고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희귀한 케이스입니다.

    사건의 개요를 돌아보면,
    NF 쏘나타를 몰던 A씨가 1차선으로 달리다 2차선에서 주행 중이던 람보르기니 탁송차 앞으로 끼어들어 탁송차는 급히 3차선으로 피했지만 A씨에게 옆구리를 들이받혀 우측 벽으로 밀려났고 그 충격으로 람보르기니가 우측 벽을 뚫고 나가
    낭떠러지로 떨어진 사건입니다.

    옆구리를 들이 받았다는 것을 보니 탁송차 앞으로 끼어든 게 아니라 앞쪽 옆구리를 뜻하는 것 같네요.
    쏘나타 차주 A씨에게 과실 상계에서 매우 불리한 부분입니다.
    피해액은 람보르기니 4억5천만원, 화물차 2000만원, 방음벽 550만원, 쏘나타와 부딪친 또 다른 화물차 100만원까지 총 4억7천650만원 가량입니다.
    A씨의 보험사 측에서는 A씨의 과실이 약 80-90%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A씨가 물어줘야 할 금액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3억8천만원이군요. 여기서 보험 보상비 1억을 빼면 A씨의 돈으로 물어줘야 할 금액이 약 2억8천만원입니다.

    사고 관련자는 쏘나타 운전자와 그의 보험사, 탁송차 운전자와 운송업체, 람보르기니 차주와 그의 보험사, 게다가 람보르기니의 리스회사까지 얽혀있네요. 이거 참 복잡하게 됐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A씨가 가입한 보험의 대물 한도가 고작(?) 1억이라는 점입니다. 보험사에서는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1억 이상은 지불 될 사고로 보이니 아예 과실 협상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는 군요. 만일 A씨가 5억원 이상의 대물 한도로 가입했다면 보험사에서는소송으로 해결하려 들겠지요. 벌써부터 과실 비율이 80-90%로 결정될 것이라며
    쉽게 단정 짓지 않았을 거란 말씀입니다.
    이유는 탁송업체에서도 람보르기니를 제대로 고정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운송차가 3차선으로 피하는 과정에서 핸들을 너무 급히 돌린 것은 아닌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자동차를 운반하는 운송차량이라면 못해도 3톤급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쏘나타 정도의 차량에 밀려 방음벽에 람보르기니를 날려버릴 정도로 심하게 부딪쳤다면 운송차 기사의 핸들 조작 미스도 충분히 의심해 볼만 합니다.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A씨의 직업은 대기업의 차장급 중간 관리자라 하고 사고 후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고 위안 삼았지만 피해액과 자신의 대물 보상 한도를 알고 나서는 자신이 그 자리에서 죽었어야 하는데 살아서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었다며 자책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요......
    정말 딱한 일입니다.......

    그런데 사고 내용을 보면, 어떻게 사람이 다치지도 않고 멀쩡한 정도의 사고에서 운송차에 실려 있던 람보르기니가 떨어져 날아갈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운송업체 측에서는 A씨의 쏘나타가 사고를 일으키지만 않았다면 어차피 람보르기니도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니 자신들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하지만 법적으로는 다릅니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도 일정 부분의 과실을 받게 되거든요.
    가령, 피해자가 '나는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지만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다칠 일도 없었을 것이니 나의 책임은 없다'
    라고 해도 법원에서는 이를 인정치 않고 안전벨트 미착용의 과실로 10% 정도를 산정합니다.
    람보르기니를 제대로 고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고 있었다면 분명히 운송업체 측에도 책임이 가게 될 것입니다.
    물론 운송업체는 운송 중 사고를 대비하여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을 것이고 이 보험회사에서 차주에게 보상을 해주고 A씨를 상대로 구상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때는 A씨도 변호사를 선임하여 운송업체의 책임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치면 쏘나타의 차주는 예상 외로 적은 비용만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운송업체의 과실에 해당하는 금액은 모두 공제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필요한 조치와 사고 조사를 모두 끝내고도 결국 자비로 보상해줘야 할 금액이 2억원이 넘는다면, A씨가 이를 감당할 경제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이 법원에 개인파산과 면책을 신청을 해야 할 것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람보르기니의 딜러가 A씨의 봉급에 가압류 신청을 했다고 하는데, 법적으로는 봉급의 50%까지 가압류할 수 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역시 전체 보상금액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파산의 신청은 경제적으로 빚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경우 그 채무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제도인데, 파산과 면책신청을 동시에 하면 법원은 신청내용을 면밀히 심사하여 파산결정과 함께 면책결정의 여부까지 내려주는데, 면책결정을 받게되면 파산자로서의 법적제한이 모두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A씨가 보상을 해주지 못하게되면, 혹시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네티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빚을 갚고 못 갚고의 문제는 형사적인 문제가 아니고 민사문제로서 빚을 못 갚았다고 해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빚을 갚을때까지 계속 채무는 남게되고 재산이 생기는 대로 강제집행을 당할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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